이 블로그는 꽤 오랜시간 미루고 미뤄온 일이었다.
"어떻게 하면 나를 알아보지 못할까"
"주변 사람들 모르게 시작할 수 있을까"
"성장한 다음 짜잔!! 하고 자랑하고 싶은데"
"이걸로 살아가는데 보탬이 될까"
"과연 꾸준히 해나갈 수 있을까"
"중간에 포기하진 않을까"
"나를 믿어도 되는 걸까"
..등의 여러 고민 위에 다른 고민을 쌓아 올려가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나는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겼고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얕은 잠에 빠지거나 깨기를 반복했다.
"하루에 먹는 양과 종류가 얼마의 비용이 발생될까"
"내가 마시는 물은 우유는 탄산수는 얼마나 들까 "
"전기료를 많이 잡아먹는 컴퓨터와 선풍기, 에어컨은"
"세면대와 샤워기의 물세는 또 얼마나 들까"
"칫솔과 치약을 얼마나 자주 구입해야 하는 걸까"
"이 구형 휴대폰은 언제까지 쓸 수 있을까"
"외장하드에 들어있는 데이터가 새것에 옮길만큼 가치있는 걸까"
"필기도구(볼펜, 샤프, 포스트잇, 메인펜, 매직, 테이프, 호치케스)는 얼마나 들까"
"화장품 하나당 언제까지 사용할 수 있을까"
단순히 블로그를 시작할까 말까에 대한 고민이었건만
어느새 살아 숨 쉬는 걸 제외한 모든 걸 고민하고 고뇌하기에 이르었다.
누리는 모든 것이 저절로 얻어지지 않기에
투자 대비 회수가 가능할지
백수가 된 현재 한가히 블로그나 하고 있어도 되는 건지또 그럴 자격은 되는지
새로운 시작이 주는 들뜬 행복감은 아주 잠시뿐..
행복하기 위한 여러 고민과 조건들이 안 그래도 낮아진 자존감을 흔들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트북 위에 손을 얹고 마우스를 흔들게 된 이유는
더 이상의 뒤는 없고 무조건 앞만 봐야 하는
그래야만 조금이나마 후회하지 않을
내 나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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