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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이 에세이

(4)
내 아이에게 알려줄 순 있어도 가르칠 수 없는 것 포장된 도로가 끝나고 어느 한적한 시골길에 들어섰다. 길이 거친 탓에 심하게 흔들렸지만 역경을 헤쳐가는 모험가가 된 것 같아 내심 신나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길과 길 사이에 버려진 선로가 나타났고 뒤로 들려오는 걱정따윈 오래전에 잊은 듯양 상기된 얼굴로 되려 다그쳤다. 꿀밤을 피할 새 없이 이곳 저곳을 살피기 바빠 아픔조차 모르던 나는 뭐 그리 대단한거라고 머리를 어루만지는 와중에도 눈빛 만큼은 빛이 났다. " 녀석, 옛날엔 증기로 가는 게 있었다. " ' 정말!? (뭔지 모름) (그냥 신났음) ' " 그렇게 신기하냐 " ' 응! 아빠는 안 신기해? ' " 아빤 많이봐서 그냥 그렇지.. " 목소리에 담긴 왠지 모를 슬픔에도 그때의 나는 그 아픔을 알지 못했다.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벚꽃을 보며 하늘거리..
그 여자가 사랑하는 법 때양볕에 달궈진 열기가 밤 하늘을 헤집을 때 고향집에 도착했다. 누가 목청 높은지 대결이라도 하는 걸까 매미와 귀뚜라미 사이에서 들려오는 개구리 소리가 나와 퍽 닮아 있었다. 뭐가 그리 좋은지 엄마품에 헤실대던 나는 주변 소리가 멀게 느껴질 즈음 잠이 들어버렸다. . . . 얼마가 흘렀을 까 머리맡에 놓인 베개와 밥 내음에 정신이 들었을 때 부리나케 부엌으로 향했다. 새벽부터 고생했을 엄마를 보자 왠지모를 울화가 치밀었고 화풀이 하듯 칭얼대며 이런 건 저 좀 시키라며 울분을 토해냈다. 그러던 말던 저 일만 하시더니 전화기 넘어로 들어온 목소리와는 다른 익숙하면서도 어색한 뒷모습으로 사랑을 전하셨다. . . . " 어미는 자식에게 " " 바라지 않는기라 " " 사소함은 어미고 " " 풍경은 자식이라 " "..
그 남자가 사랑하는 법 아버지가 벅찼다. 따라잡았다 싶으면 어느새 멀어져 가고 따라잡았다 싶으면 어느새 멀어져 간다. 아버지가 미웠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었고 나도 모르게 불만이 입 밖으로 터져 나왔다. 아차 싶은 마음에 입술을 잘근 깨물었고 적막이 흐를수록 무거워져 가는 어색함이 익숙해졌을 즈음 아버지는 묵묵히 식사를 마치면서 말씀하셨다. " 내가 멀리 도망가면 너는 열심히 따라왔고 " " 더 멀리 도망가면 더 악착같이 따라왔다 “ “ 그래서 나는.. " “ 내가 멀리 도망갈수록 " " 내 자식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겠구나 싶었다 " 부자의 관계를 떠나 그간 부드럽게 말할 순 없었는지 왜 이제서야 그리 말하는지 가슴 벅차면서도... 동시에 너무나도 원망스런 나머지 큰 소리로 눈을 부라려보았지만 그곳엔 자식앞에 한 없이..
멍자국을 늦게 발견하는 이유 전에 보이지 않던 멍자국이 눈에 들어왔다 대수롭지 않은 척 둘러대는 말에 상처받아 침대에서 밤을 세우던 날이 문득 떠올랐다 그땐 마음이 덜 여물어서 아픈 거겠거니 했지만 어른이 된 후로도 아무렇지 않은 척 둘러대다 멍투성이가 돼서야 이불속으로 기어 들어가곤 했다 붉은 멍이 올라오고 찌릿한 아픔이 느껴져도 그저 보랏빛으로 물들어 더 이상 느껴지지 않기를... 너와 다를 게 없는 평범한 사람으로 남아 있기를 그저 바라만 본다. ✅ 글쓴이 @banggeum x @Podoar ✅ 저작권 어떠한 형태로든 사전 허락없이 무단 배포, 수정, 복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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