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축의금 얼마가 적당할까? 5만원, 10만원, 1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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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이 일기

결혼식 축의금 얼마가 적당할까? 5만원, 10만원, 1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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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하얀색 종이엽서나 전화로 소식을 받기보다 툭~하고 메신저를 통해 사랑의 결실을 알리는 것이 힙하고 자연스러워진 요즘이다.  당사자는 일일이 연락하는데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좋고, 연락을 받는 입장에선 따로 시간내서 만나기 보다 카카오톡 등으로 가볍게 소식을 접할 수 있어 애가 나랑 친했던가? 같이 포커페이스로 과거를 빠르게 회상하는 갑분싸와 서로 민망해지는 일 없이 축하해줄 수 있어 좋다. 좋아 자연스럽게 축하는 했는데, 얼마를 내야하지? 꼭 가야하나? 돈을 보내야 하는지, 돈만 보내야 하는지, 얼마를 내야할지 등 머리속에 수많은 생각과 계산들이 엉키고 엉켜 결론을 내기까지 꽤 걸릴 것 같으면서도 사실 결론에 도달하는 건 금방이지만 이를 결정하기는 쉬이 할 수 있는게 아니기에 대개 시간이 걸린다.

 

 

왜냐하면,

 

 

이 결정하나로 연락온 이와의 관계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관계라는건 더 이상 부르지도, 형식상으로나마 연락하지도 못함을 의미한다.

 

 

5만원, 10만원 그래...15만원은 내야지 하고 돈 봉투를 함에 넣었던게 엇그제 같은데, 이젠 계좌이체를 당당히 요구받는 모습이다. 분명 같은 축하의 의미를 표해달라는 건데 묘하게 기분이 상하는 건 왜일까, 축하인사를 했는데도 이체가 안되면 잠깐동안 톡방이 조용해지고 대화가 어색해지는 건 단순히 축하만을 받기 위함이 아닌, 무언가를 받으러 왔다는 눈치가 어렴풋이 오고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이체되는 알림소리와 함께 정체되던 대화가 다시 흘러갈즈음 서둘러 잘 지내라며 덕담한 뒤 조용히 사라진다. 

 

 

그렇게 사라진 사람들중 훗날 연락온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나름 친하게 지냈던 녀석도, 꽤 오랜 추억을 함께해서 사진이 제법 쌓인 녀석들도 없었다. 내가 먼저 연락하기 전까진 언제나 먼저 연락오는 법은 없다. 처음엔 어른의 속사정이겠거니 다들 바쁜 사회생활 하면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해서 저 살기 바쁘다고 그럴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지금도 어느정도 이해하고 나 또한 그러지 않을거란 보장이 없기에 그럴 수 있지 이번에도 다음에도 그렇게 계속 넘어가고 넘어가겠거니 했는데, 왜인지 앞자리가 바뀐 나이가 되서 그런가 지금은 달라졌다. 다른 글에서도 언급 했지만 올해부터 먼저 연락을 하거나 축하하지 않게 되었다. 사실 말은 그렇게 하고 몇몇 분들에겐 했지만 역시나 돌아오는 연락은 없었고 그들에게 난 딱 그정도인 사람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고맙기도 하다.

 

 

이제 주저없이 당신을 잊고 지낼 수 있어서 :)

 

 

오랜 한국의 관습마냥 그래온 것들을 조금씩.. 버리기 시작했다. 마음의 찌꺼기라 여기고 쳐다보지 않으려 한다. 솔직히 두렵고 무서웠다. 옛 어른들이 그렇게 사는거 아니다. 다 품앗이 하고 서로 돕고 도우며 사는거야. 라고 말씀하셨던게 떠올라 후회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이미 지나버린 타이밍에 다시 번복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무엇보다 결혼은 커녕 연애조차 포기한 사람이라 어차피 돌아오지도 않을거 고맙다 인사 한번 연락오지도 않을거 미련 가져봐야 하등 쓸모없다 생각하고 돌아보지 않기로 했다.

 

옛 어른들 말씀 틀린거 하나 없다지만 그들이 사는 세상과 현 세상의 시대상은 너무나도 달라졌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나 또한 옛것이 되어 스러져갈 것이기에 내가 옳다 생각하는 걸 밀고 나아가야겠다 그래야 그들과 다른 삶을 살 수 있겠다 싶다.

 

5만원을 내던 10만원을 내던 15만원 혹은 그 이상을 내던 내기 싫으면 내지 않아도 되고 조금만 내고 싶다면 또 어떤가 그래도 된다. 저마다의 사정이 다르거니와 그저 말 뿐이라도 축하해주고 몸 뿐이라도 와준다면 그보다 더 큰 축하가 어딨을까. 결혼은 나 좋자고 한 것이고 불알친구던 어쩌던 와준것만으로 감사할줄 알아야지 얼마냈는지 하나하나 세보고, 따지고, 싸우고 친구를 돈주머니로 취급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기대를 해서 어떤 자격으로 실망을 하는 것인가 스스로에게 되물어보길 바란다.

 

 

해당 사진은 포도알(닉네임)이 직접 촬영한 사진입니다.

✅ 글쓴이 ㅣ @banggeum

✅ 찍은이 ㅣ @Podoar

✅ 저작권 ㅣ 어떠한 형태로든 사전 허락없이 무단 배포, 수정, 복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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