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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벅찼다.
따라잡았다 싶으면
어느새 멀어져 가고
따라잡았다 싶으면
어느새 멀어져 간다.
아버지가 미웠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었고
나도 모르게 불만이
입 밖으로 터져 나왔다.
아차 싶은 마음에
입술을 잘근 깨물었고
적막이 흐를수록
무거워져 가는 어색함이
익숙해졌을 즈음
아버지는 묵묵히
식사를 마치면서 말씀하셨다.
" 내가 멀리 도망가면 너는 열심히 따라왔고 "
" 더 멀리 도망가면 더 악착같이 따라왔다 “
“ 그래서 나는.. "
“ 내가 멀리 도망갈수록 "
" 내 자식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겠구나 싶었다 "
부자의 관계를 떠나
그간 부드럽게 말할 순 없었는지
왜 이제서야 그리 말하는지
가슴 벅차면서도...
동시에 너무나도 원망스런 나머지
큰 소리로 눈을 부라려보았지만
그곳엔
자식앞에
한 없이 작은
한 가정의
가장만이 남아 있더라.
✅ 글쓴이 ㅣ @banggeum x @Podo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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